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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의 클래식 읽기


맘앤아이에서 소개하는 ‘김동민의 클래식 읽기’는 클래식 음 악을 어렵게만 느끼셨던 독자들을 위해 보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마련된 코너입니다. 작곡가와 음악에 대한 소개는 물론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꾸며집니다.


클래식 음악을 향한 열정파들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제 지 인들 가운데 대학시절 클래식 음악 동호회에서 만나 결혼한 부부도 있고, 음악을 듣는 것으로 부족해서 악기를 골라(?) 레슨을 받아가며 기여코 정 복하고 말겠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의 부친은 6.25 이전 월북한 바이올리니스트로부터 어깨 넘어 서양 음악을 접하셨는데, 칠순을 넘긴 연세에도 불구하고 또래 친구분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현악 앙상 블 연주를 즐기십니다. 이 앙상블 안에는 나이가 지긋한 두 신사 외에, 퇴 근 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법한 젊은 여성 직장인, 작은 개인병원 의 사, 그리고 아이비리그에서 공부한 무역회사 중역도 있습니다. 음악 때문 에 친구가 된 이 분들은 매 주 악착같이 모이고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는 것은 물론 지인들을 모아놓고 콘서트까지 열 정도의 열성파입니다. 또 어떤 분은 원래 전공을 뒤로하고 비영리단체 운영에 관한 공부를 하면 서 로컬 음악단체의 자원봉사 스태프로 있으면서 연주자들을 위해 의자 와 보면대를 놓고 치우는 일, 무대 위에 피아노를 옮기는 일까지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전공을 살려 비영리단체를 위한 컨설팅 회사를 세웠고, 본인이 직접 음악 관련 비영리단체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계 5위권에 드는 대기업 총수와 유학시절 룸메이트였다는 또 다른 지인은 한국 굴지의 회사에 입사하여 회사에 큰 공을 세운 후 자신이 가진 네트 워크와 경험을 바탕으로 무역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일군 회 사를 경영하면서 동시에 취미활동(?)에 열을 올리셨는데 관심분야는 현 악기였습니다. 예전부터 이 분의 사무실에 가면 경영이나 경제 관련 서적 들보다는 악기나 연주자들에 대한 화보나 사전, 그리고 음악잡지들로 가 득 차 있었지요. 유명한 현악기 박람회나 경매장, 그리고 세계 굴지의 현 악기 딜러와 수리상을 불원천리 찾아다니면서 이 분야의 상당한 네트워 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경영하던 무역회사의 주종목이었던 비료 대신 영국의 세계 최고 현악기 딜러의 러브콜을 받게 되어 한국에서 새로 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취미활동이 고상하고 열정적이면 이렇게 인생도 바뀔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달 전 제 음악회에 와서 인연이 된 B가 지난 2008년부터 클래식 음악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이나 미국을 막론하고 클래식 음악관련 블로거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음반 정보 내지는 음반 평, 아니면 “~하더라” 류의 뉴스, 혹은 음악사나 인물 정리, 세계 클래식 음악의 이런저런 뉴스들을 전달하는 것이 대부분입니 다. 하지만 놀랍게도 B의 블로그는 350여 개의 글 모두 본인이 직접 갔 던 음악회에 대한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Met Opera의 웬만한 프로덕션과 유명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물론이고 화제가 될만한 실내악 공연이나 피아니스트 등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듯한 연주가의 콘서 트 리뷰는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을 때는 한 달에 19개의 글이 올 라오는데, 종합해보면 30일 중 19일을 각기 다른 음악회에 찾아간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블로그를 보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뉴욕의 클래식 음 악계의 주요 동향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시간이 날 때마다 이


42 EDUCATION August 2012


블로그에 가면, 꼭 가보고 싶었는데 놓쳤던 음악회를 발견하기도 하고, B가 관 객의 입장에서 표현한 저 의 연주를 읽는 것도 색다 른 즐거움입니다. 그 많은 음악회를 찾아다니기 위해 들인 시간과 티켓 비용이 얼마나 될지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클래식 음악에 관련된 것이다보니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음악을 좋아하는지,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지 묻는 기회가 많 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비록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기회가 있으면 음악회에 간다는 답변이 참 많습니다. 이 가운데 어떤 분들은 자녀에게 악기를 가르치며 음악교육 을 권장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기도 합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악기는 음 악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켜주는 효율적인 도구입니다. 어린시절 악기를 배 웠던 경험이 사춘기의 터널을 지나가지 못하고 멈추게 되는 경우가 있을지 언정, 나중에 나이가 들면 다시 클래식 음악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중 요한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라는 말은 하면서 듣기 귀찮아하고 음악회 가는 것도 회피하는 경우 또한 종종 보게 됩니다. 정말 음악을 사랑하다면 그것에 상응하는 노력이 반드시 동반되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들에게만 음악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직접 음악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으면 어떨까요? 혹시 여러분도 위에 언급했던 열성파들처럼 음악 때문에 삶이 즐거워지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글 김동민


New York Classical Players의 음악감독 김동민 씨는 Karajan Conducting Fellowship(AAF/카 라얀 센터/빈 필하모닉)과 Schmidt Conducting Fellowship(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수상자이다. 현재 뉴저지에 거주하며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관현악지휘와 비올라 복수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무리 하고 있다. http://newyorkclassicalplayer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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