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age contains a Flash digital edition of a book.
윤성민의 EDUCATION COLUMN 다정한 아빠 되기


밀린 일을 처리하기 위해 출근하 던 어느 일요일 오후였다. 퀸즈 플러싱에 있는 사무실까지 아내 가 차로 데려다 줘서 막 내리려 는 순간 뒷좌석에 앉아있던 네 살배기 딸아이가 불만을 제기했 다. “다른 애들은 아빠하고 같 이 가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딸아이 또래의 아이들이 엄마 아 빠 손을 잡고 다정하게 지나가 는 모습이 눈에 뜨였다. “아빠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일하러 가야 해, 오늘 엄마랑 재미있게 놀아라”라고 말하며 달래기는 했지만 딸 아이의 얼굴표정은 불평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 날 일을 하면서도 딸아이가 한 말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아빠가 정말 필요한 나이에 있는 딸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것만큼 소 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수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을 상담 하면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강조를 해왔다. 그러나 정작 내 아이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내 모습에 자괴감이 들었다. 아빠들은 일과 가정의 역학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보낸다. 남자들의 의식구조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경제적인 안정과 사회적 인 성공을 포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한참 일 할 나이에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남보다 더 앞서가지 않으면 뒤쳐질 수 있다는 불 안감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고대시대부터 아빠들은 큰 먹이감을 잡 아오는 것으로 능력을 평가 받았다. 현대에는 그 먹이감의 실체가 좀 달라졌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아빠들에게 경제적인 안정과 사회적 성공이라는 지표는 여전히 유효한 능력의 평가잣대인 것이다. 이것이 아빠들이 처해있는 현실적인 딜레마이다. 좋은 남편, 아빠로 살고 싶으면서도 성공에 대한 본능적인 집착, 이 가운데에서 갈등한 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도 상반 되어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결 과일 것이다. 모든 갈등의 원인은 비유연한 사고에 기인한다. 갈등의 반대는 수용과 화합이다.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수 용과 화합은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된다. 즉, 나만 옳고 다른 사람 은 틀리다거나, ‘모 아니면 도다’ 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 반드 시 수용과 화합은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변증법적인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변증법은 정반합(正反合)의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우 선 정(正)의 단계는 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기본적인 모순을 발견하 지 못한다. 반(反)은 그 모순이 드러다는 단계이며, 합(合)은 이와 같은 모순에 직면하면서 화합으로 나아가게 된다. 어떤 아빠는 경 제적인 안정과 사회적 성공이라는 명제를 철썩같이 신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명제에 내재되어 있는 불합리성과 불이익이 갈등을 일으


40 EDUCATION August 2012


키게 된다. 즉 성공의 추구 과정 속에서 가정과 아이들의 삶에 부 정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다. 이 명제에 대한 반명제를 인식하 는 과정이 갈등이다. 갈등에 머 무르지 않고 종합명제로 나아간 다면 “그러네, 성공도 좋지만 가 정에 문제가 생기네”라는 생각이 도출된다. 이런 변증법적 사고는 고착된 사고가 아니라 유연한 사 고, 혹은 종합적인 사고로 이어지 게 되며 문제의 화합, 혹은 해결


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인 안정과 사회적 성 공이라는 중요한 가치와 함께 가정과 아이들에게 좋은 남편, 다정한 아빠로 사는 것도 중요하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변화된 인식을 현실 속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문제해결 과정이다. 모든 행동은 인지와 연결되어 있다. 즉, 생각의 산물과 감정 및 행동의 결과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우선 “성공도 중요하지만 가정도 중요하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기 때 문에 어떻게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이 고민은 문제해결 과정으로 이어진다. 즉,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창의적인 의견과 방법을 생각해내어 가장 이 득이 많고 불이익이 적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정말 바쁜 아빠라고 할 지라도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가 있을 것이다. 우선순위 를 정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은 목록에서 삭 제해야 한다. 정작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불필요한 모임, 술자리, 체면 치레 등과 같은 일은 가능하면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과 기회는 무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사용해 야 한다. 아이들에게 아빠 노릇을 하는 것은 큰 돈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성공적인 양육 및 바람직한 부모-자녀관계는 함께 보내 는 시간의 양이 아니라 질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아이와 보 내는 시간이 많지만, 아빠는 텔레비전만 보고 아이는 컴퓨터와 게임 에 빠져있다면 이것을 좋은 양육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작 은 시간이지만 함께 놀이를 하고 책을 읽으며, 신뢰와 안정감, 애착 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제는 “아이는 애 엄마가 키우는 거야”라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성공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집어 던지자. 이제는 아침 일찍 나갔다가 밤 늦게 들어오는 하숙생 같은 아빠가 아니라 ‘다정한 아빠’로 살아 가보자. 인식을 바꾸고 창의적으로 생각해보면 다정한 아빠로 살아 갈 수 있는 지혜가 생길 것이다.


Page 1  |  Page 2  |  Page 3  |  Page 4  |  Page 5  |  Page 6  |  Page 7  |  Page 8  |  Page 9  |  Page 10  |  Page 11  |  Page 12  |  Page 13  |  Page 14  |  Page 15  |  Page 16  |  Page 17  |  Page 18  |  Page 19  |  Page 20  |  Page 21  |  Page 22  |  Page 23  |  Page 24  |  Page 25  |  Page 26  |  Page 27  |  Page 28  |  Page 29  |  Page 30  |  Page 31  |  Page 32  |  Page 33  |  Page 34  |  Page 35  |  Page 36  |  Page 37  |  Page 38  |  Page 39  |  Page 40  |  Page 41  |  Page 42  |  Page 43  |  Page 44  |  Page 45  |  Page 46  |  Page 47  |  Page 48  |  Page 49  |  Page 50  |  Page 51  |  Page 52  |  Page 53  |  Page 54  |  Page 55  |  Page 56  |  Page 57  |  Page 58  |  Page 59  |  Page 60  |  Page 61  |  Page 62  |  Page 63  |  Page 64  |  Page 65  |  Page 66  |  Page 67  |  Page 68  |  Page 69  |  Page 70  |  Page 71  |  Page 72  |  Page 73  |  Page 74  |  Page 75  |  Page 76  |  Page 77  |  Page 78  |  Page 79  |  Page 80  |  Page 81  |  Page 82  |  Page 83  |  Page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