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의 클래식 읽기
맘앤아이에서 소개하는 ‘김동민의 클래식 읽기’는 클래식 음악 을 어렵게만 느끼셨던 독자들을 위해 보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코너입니다. 작곡가와 음악에 대한 소개는 물론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꾸며집니다.
첼로의 거장, 하늘의 이 되다.별
‘무결점의 완벽한 연주’로 세계적인 거장의 자리를 지켰던 헝가리 출신의 첼로 연주자 야노스 슈타커 (Janos Starker)
1998년 여름, 처음 유학을 시작했을 당시 개인적인 의미에서 인디 애나 대학교를 상징하는 것이 있었다. 거장이라는 표현 말고는 달 리 설명할 길이 없는 첼리스트 야노스 스타커(Janos Starker)이 다. 헝가리 출신의 스타커는 리스트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미국으 로 건너와 시카고 심포니,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의 수석 주자로 활동했고, 1958년 인디애나 음대가 있는 블루밍턴 이라는 시골 마을로 이주해 오면서 음 악 여정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야노스 스타커에게 첼로를 공 부한 사람은 이미 지옥을 경험한 사람 과도 같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를 거쳐 간 첼리스트의 면면을 보면 화 려하기 그지없다. 교육자로서뿐만 아 니라 독주자로, 실내악 연주자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 겠다. 그는 수많은 첼로 연주자들의 표 준이 되는 100여 장의 음반을 남겼고,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음반상을 받 았다. 세대를 뛰어넘는 예술의 거인으 로 손꼽히던 스타커는 지난 4월, 88세 를 일기로 그의 화려한 삶을 마감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스타커를 만난 것 은 유학 초기에 헝가리의 작곡가 코다 이(Kodaly)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비올라로 편곡하기 위해 몇 달을 씨름 하다가 마침내 한 악장을 완성했을 때였다. 스타커는 이 곡에 관 심을 보이며 그의 수업시간(studio class)에 나를 초대해주었다. 당시 80세를 바라보던 거장이 한국에서 온 비올리스트의 연주를 들어야 하는 이유가 없었을 텐데도 말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네가 이 곡을 연주한 최초의 비올리스트”라고 칭찬해 주셨던 기억 이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 곡이 작곡되었던 시절, 사람들 은 그 곡을 “연주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곡을 연 주하기 위해서는 악기의 조율을 다르게 해야 한다. 실제로 보이는 악보와 연주되는 절대 음이 다르므로 악보를 익히는 단계부터 어 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이 곡을 녹음한 수많은 첼리스 트가 있지만 아직 그의 해석을 뛰어넘는 음반이 나왔다는 이야기 를 들어보지 못했다. 바하의 무반주 모음곡과 더불어 모든 첼리스
트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 코다이의 독주 소나타. 그가 남긴 코다이 소나타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이 시대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선두주자로 일컬어지는 힐 러리 한(Hilary Hahn)이 일주일을 할애해 스타커를 만나기 위해 인디애나로 찾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힐러리는 인디애나 대학 출신도 아니고, 첼리스트도 아닌데 왜 금쪽같은 시간을 내서 시골 동네까지 찾아왔을까. 많은 유명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며 모든 것 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있는 그녀조차도 앞으로 가야 할 음악 여정에 대한 대가 의 조언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으 리라. 이미 그런 길을 걸어갔던 거장이라면 그녀의 고민을 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영향을 주기도 하 고 받기도 한다. 일평생 살면서 만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 가? 수없이 많은 인연이 있지만 짧은 만남을 통해서도 다른 사람 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만남과 인연은 중요 한 것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까지 헤아린다면 인디애나 유학 시절에 있었던 필자와 스타
커와의 만남은 아마 찰나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 직도 마음이 먹먹한 걸 보면 그로부터 받은 예술적 영감과 영향 이 얼마나 컸는지 깊이 깨닫게 된다. Rest in peace, Maestro Starker.
글 김동민
New York Classical Players의 음악감독 김동민 씨는 Karajan Conducting Fellowship(AAF/카라얀 센 터/빈 필하모닉)과 Schmidt Conducting Fellowship(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수상자이다. 현재 뉴저지에 거 주하며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관현악지휘와 비올라 복수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http://newyorkclassicalplayers.org
July 2013 EDUCATION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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