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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의 클래식 읽기


맘앤아이에서 소개하는 ‘김동민의 클래식 읽기’는 클래식 음악 을 어렵게만 느끼셨던 독자들을 위해 보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코너입니다. 작곡가와 음악에 대한 소개는 물론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꾸며집니다.


공공의 적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강연을 하다 보면 참석하신 분들에게서 듣게 되는 단골 질문이 있습니다. ‘내가 청중으로서 적절한 에티켓을 알 고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서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몰상식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많이 알려진 사건(?)이지만, 새로 구입한 전화기 때문에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된 한 관객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작년 1월 10일 링컨센터에서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회가 있었습니다.이날 의 연주 곡목은 말러의 교향곡 9번이었는데, 당시 지휘자였던 음 악감독 알렌 길버트는 연주 시간만 약 90분 정도 되는 대작의 마 지막 20여 마디만을 남겨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휘자 바로 앞에 앉아 있던 한 관객의 전화기가 울려대기 시작했습니다. 전화 기 주인이 곧바로 소리를 끄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사이에 지휘자 는 연주를 멈춰버리고 말았습니다.이 사건을 두고 CNN은 결국 음 악감독 앨런 길버트가 고개를 돌려 전화기 주인을 향해서 그 소리 는 언제 끌 수 있는지, 전화기의 전원을 내린게 분명한지 재확인을 했다고 보도했고, 뉴욕 타임즈에서는 이미 연주를 멈추고 전화기 주인을 향해 돌아선 알렌 길버트와, 피를 원하는(They wanted blood) 관객들이 아직 소리를 멈추지 못해 당황하는 전화기 주인 을 향해“당장 내쫓아라!(Kick him out)”,“몇 천 달러 벌금 물려 라!(Thousand-dollar fine)”라고 말하며 엄청난 비난을 쏟아 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당시 그 전화기의 주인공은 그 전화기를 새로 구입했던터라 처음에는 본인 전화기에서 나는 소리인 줄 몰랐 고, 사태를 파악한 이후에는 어떻게 소리를 멈추는지 몰랐다고 합 니다. 게다가 그는 뉴욕 필하모닉을 후원할 만큼 대단한 클래식 음 악 애호가였다고 합니다. 실연으로 자주 접하기 쉽지 않은 대작인 말러의 교향곡 9번을 제일 앞자리에서 보는 정도라면 그 열정을 짐 작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평소에 공연장에서 가끔씩 들리는 소 음이나 일부 몰상식한 관객들의 태도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했던 이 관객은 정작 본인이 수 많은 사람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일을 겪게 되면서 몇 일 동안 잠도 잘 수 없었다고 합니다.


매년 봄, 한국 예술의 전당에서는 2-3주 동안 교향악 축제가 열 립니다. 전국의 교향악단이 출연하는 가장 큰 음악 축제 중 하나 로 손꼽히는 행사입니다. 그 중 지난 4월 초에 있었던 부산시립 교 향악단 연주회에서는 브루크너(Bruckner)라는 작곡가의 교향곡 9번을 연주했는데 이날은 “브라보 아저씨”때문에 음악회장의 분 위기가 엉망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이 곡 역시 말러 교향곡 9번


과 마찬가지로 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마치 천상을 바라는 듯, 절 대 존재를 향한 종교적인 색채가 극대화되며 마무리됩니다. 그런 데 주책없는 “브라보 아저씨”가 연주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 브라보”를 외치는 바람에 1시간이 넘는 작품의 최종 마무리에 찬 물을 끼얹으며 현장에 서려 있던 엄숙함을 송두리째 짓밟아 버렸 다고 합니다. 사실 연주자 입장에서 보면 “브라보”라고 외치는 청 중의 열렬한 반응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특히 웬만한 연주 아니 면 늘 시큰둥한 맨하탄 관객들 속에서라면 더더욱 그럴 수 있지요. 하지만 조용하게 끝나는 작품은 찰나의 고요함이 그 어떤 화려하 고 멋진 소리보다 더 큰 감동의 순간을 만들어 줍니다. 악장 사이 마다 박수를 치는 관객들은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먼 저 박수치기 시합이라도 하듯 연주가 끝나기도 전에 박수를 시작 하는 관객은 연주자와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공공 의 적이 되는 것입니다.


◈ 음악회 기본 에티켓 ▪


최소 10분 전에는 연주장소에 도착해야 합니다. ▪ 전화기는 꺼두는 것이 좋습니다. ▪


허락 없는 녹음이나 사진촬영은 금지됩니다. Union(노조)에 의 해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동반 자녀에게는 간단한 사전 교육이 필요합니다. ◈ 박수는 언제 치나요?


▪ 교향곡/협주곡처럼 몇 개의 악장으로 나누어진 곡은 악장 사이 에는 박수를 치지 않고 곡 전체가 끝나면 한 번에 칩니다. ▪ 오페라는 아리아나 중창이 끝나면 박수를 칩니다. 이때 지휘자 는 관객의 박수를 위해 잠시 기다립니다. ▪ 성악의 경우, 프로그램을 보면 몇 곡을 그룹으로 나눠서 부르는 데 그룹이 끝날 때 한 번에 박수를 칩니다.


글 김동민


New York Classical Players의 음악감독 김동민 씨는 Karajan Conducting Fellowship(AAF/카라얀 센터/빈 필하모닉)과 Schmidt Conducting Fellowship(인디애나 폴리스 심포니)수상자이다. 현재 뉴저지에 거주하며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관현악지휘와 비올라 복수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http://newyorkclassicalplayers.org


June 2013 EDUCATION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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