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물으니, “결혼은 안 한 건 괜찮은데, 아이는 나아봤었으면 좋 았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그런데 그때는 결혼을 안 하면 아이를 못 갖는 걸 몰랐어요. 그래도 내 동생들의 자녀를 키워보았으니 아이 를 갖는다는 걸 아주 모르는 건 아니지요.”
은퇴하지 않는 이유 “사실 한글학교 선생님이란 직업이면서 직업이 아니에요. 보고 할 서류는 너무 많죠, 다녀야 할 곳은 또 왜 그렇게 많대요? 수업 시간 에 쓸 프린트도 복사해야지요,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업할 수 있게 수업 준비도 많이 해야지요. 직업이란 생활이 되어야 직업인데, 사 실 한글학교에서 선생님들께 대접도 잘 못하잖아요… 그런데도 학 교 경비의 60~70%가 인건비잖아요.“ 선생님께서는 어느 한글 학 교나 안고 있는 실질적인 운영의 어려움을 먼저 말씀하셨다. “은퇴 하려고 해도 은퇴를 하지 못하는 데는 내가 없어도 학교가 잘 돌아 가도록 해놓고 싶어서예요. 한번 가만히 따져 보았더니, 우리 학교
는 한 6만 불 정도가 있어야 일 년이 돌아가는데, 아직 재정을 얻어 올 사람이 없어요. 최소한 내가 떠나고 나서 5년은 견딜 수 있도록 해 놓고 싶어요.” 처음에는 한국 부모들이 영어 교육도 힘든데 왜 한국어 교육을 하느냐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효과가 얼마나 날 것인가 하고 또 한국어 교육뿐이 아닌 한국무용 태권도, 음악 서예 등을 가르칠 때 사람들이 왜 여러 가지를 가르치는가 의문을 가졌 다고 한다. 뉴욕이란 각 분야에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다. 왜 그런 인재들이 있는데 그들을 아이들의 교육에 쓰지 않는가 오히려 되물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미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에 회의적 일 때 선생님은 ‘내게 10년을 달라. 내가 생각하는 대로 10년을 해 보고 성과가 없으면 내가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 렇게 선생님의 믿음과 고집으로 밀고 온 여러 가지 성과 중에서 무 엇이 가장 자랑스러운지 여쭈어 보았다. “당연히 문집이에요. 지 금은 일 년에 한 번씩 만들지만, 처음에는 일 년에 두 번씩 만들었 어요. 그래서 올해로 총 60권의 문집이 있어요. 시간이 흐르다 보 니 한두 권씩 잃어버리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해서 이번엔 아예 책 과 책을 다 엮어 놓았어요. 60 권을 동그랗게 펼쳐 세워 놓으면 아 코디언처럼 하나로 연결이 돼요.”라며 자랑스러워 하셨다. 선생님 께서 주신 학급 시간표에는 선생님께서 가르치는 1반의 한국어 수 업과 학부모의 연극 수업으로 여느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하루에 4시간씩 수업을 하고 계셨다. 그리고 몇십 년째 계속해오고 있는 고정 칼럼을 한국일보에서 쓰고 계시다. 마지막으로 맘앤아이 독자들께 전할 말씀이 있는지 여쭈어 보았 다. “한국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한국어 교육과 문화교육을 해야 합 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미국의 주류 사회에 나가서 성공을 하 게 하는 기본이 되기 때문이죠. 미국처럼 수많은 인종이 모여 사는 무한 경쟁 사회에서 성인으로 성장한 아이들이 더욱 강해지고 힘 이 있게 만드는 것이 자국어 입니다. 어머니가 건강해야 아이들이 건강한 것처럼, 정신력이 강해야만 세파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 기는 거예요. 한국사람에게는 한국어가 그 힘이 되어 줍니다. 성 장해가는 방향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어요. 앞으로의 리더쉽은 설득을 잘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왔어요. 그럴 때 자신의 정체성도 모르고 자신의 뿌리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리더 가 될 수 있겠어요? 내 아이를 사랑한다면, 그 아이가 자라서 최고 의 자리에 오르게 하고 싶다면, 반드시 한국어 교육, 한국문화교 육 해야 합니다.” 허병렬 선생님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확고한 신념에서 우 리 한국문화교육의 미래가 보이는 순간이었다.
글 Mom&I Editor, Yookyung Hong
June 2013 PEOPLE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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