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I INTERVIEW
소리 없는 몸짓으로 진정한 소통을 꿈꾼다 LDP 무용단 대표, 신창호
매년 가을, 뉴욕의 무용계를 뜨겁게 달구는 “Fall for Dance”는 뉴욕시티센터가 주관하는 무용축제로 세계 정상의 무용작품들을 선별해 무대에 올리는 대단히 뜻 깊은 행사이다. 지난 10월,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 한국인 무용단으로는 최초로 LDP(Laboratory Dance Project)가 공식 초청돼 가을이 깊어가는 밤, 뉴요커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LDP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 10명이 주축이 되어 한국의 무용을 국제무대로 이끌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2001년 창단한 남성무용단이다. LDP의 창단멤버이자 현재 LDP 대표를 맡고 있는 신창호 씨는 이번 뉴욕시티센터의 공식초청을 이끌어낸 작품 ‘노코멘트(no comment)’를 창작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신창호 씨를 만나 그의 춤과 예술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9회 Fall for Dane 공식 초청작, 노코멘트 뉴욕시티센터가 인정하고 초청한 신창호 단장의 ‘노코멘트’는 침묵의 의미를 8명의 남성무용수들이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2002년 초연됐다. 이후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과 ‘강수진과 친구들’ 등의 국내공연과 축제, 2010년 Kore-A-Moves 선정 및 유럽투어에서 공연되었고, 작년에는 미국 최대의 무용행사인 제이콥스 필로우 무용축제(Jacob’s Pillow Dance Festival)에 초청돼 한국 무용단으로는 처음으로 정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게다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주립발레단에 공식 레퍼토리로 수출,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국 안무가의 작품이 유럽 유수의 직업 발레단에 고정 레퍼토리로 수출되는 첫 사례의 영예까지 국제적으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아오고 있다. 컴컴한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면 맨손으로 가슴을 치는 신창호 씨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노코멘트’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2002~3년 한창 이라크전과 9.11 사태로 전세계가 어수선할 당시 저는 독일에 있었어요. 독일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저는 정확히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했죠.
26 PEOPLE December 2012
그 당시 독일에는 말도, 심지어 음향도 없이 오직 사실 영상만 보도하는 방송이 있었어요. 어느 날 우연히 그 방송을 통해 완전히 폐허가 된 마을 앞에서 한 남자가 얼굴을 감싼 채 가슴을 치며 절규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폭격 때문인지, 자연재해 때문인지도 모른 채 그저 소리 없이 전달되는 영상 속 남자의 모습에서 표현할 수 없는 강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 방송 프로그램 명이 바로 노코멘트였어요.” 때로는 그 어떤 말보다 소리 없는 움직임이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기조에서 ‘노코멘트’가 탄생한 것이다. 비평가들은 시대적 의미가 큰 작품이라 평가해주었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의미까지는 없었다며 소년 같은 웃음을 짓는다.
운명 또는 선택,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유럽 유수의 무용단까지 서른 다섯의 신창호 씨는 ‘노코멘트’ 이전부터 세계 무용계가 주목하던 떠오르는 스타다. 그런 그에게서는 한국 최초로 많은 것들을 숨가쁘게 이뤄낸 사람답지 않게 어떤 긴장감도 예민함도 찾아보기 힘들다. 보아하니 그는 태생적으로 낙천적인 성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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