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탈리아에 오자마자 예방접종 때문에 애들을 데리고 동네 보건소에 갔거든요. 근데 사무를 보시던 아주머니가 이탈리아어를 못하는 우리 가족들을 데리고 보건소 사용절차를 친절하게 도와주셨어요. 예방접종이 끝나고 나오는데 우리를 붙잡고 ‘애들도 있는데 가족 모두가 언어가 부족해서 어떡하냐. 내가 너희 집에 가서 애들한테 이탈리아어를 가르쳐주겠다’고 자진해서 무료수업을 제안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얼떨결에 승낙은 했지만, 그 무료봉사가 얼마나 오래 갈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왠걸요. 그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한번씩 우리 가족들에게 이탈리아어를 가르쳐줬고, 심지어 본인이 아파서 못 올 때면 딸을 대신 보내서라도 수업을 진행시켰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고맙죠.” 석동은 감독은 이삿짐을 풀자마자 자신의 활을 들고 동네 양궁장으로 갔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양궁장에서 활을 당겼다. 심상치 않은 그의 솜씨를 본 양궁장 회원들이 하나 둘 그에게 다가와 기술을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 양궁협회 회장이 석동은 감독에게 지역 주니어 양궁팀 감독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그는 선뜻 승낙했다. 그렇게 주중에는 무역인으로 주말에는 지역 양궁팀 감독으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양궁이 그의 삶이고 그의 그림자이기에 석동은 감독은 주말마다 양궁장에 가서 선수들을 훈련시키고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지침을 받은 선수들이 하나둘씩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전국 단위 경기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어느새 양궁 선수들이나 양궁 클럽들 사이에서는 그에 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석동은 감독은 이탈리아 국립양궁협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탈리아 양궁협회에서 ‘석동은’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로마에서 만난 이탈리아 양궁협회 회장은 그에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이탈리아 양궁협회 회장이 제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데,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까 주말뿐이 활동을 못 하겠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런데도 괜찮다고 무조건 감독직을 맡아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수락했죠.” 선수로 감독으로 활동하던 한국을 떠나 이제는 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즐기게 될 줄 알았던 양궁이 어느새 석동은 감독에게 다시 큰 기회로 찾아온 것이다. 그와 이탈리아 양궁 국가대표팀의 관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외국 국가대표팀 감독의 결실, 올림픽 금메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시작하면서 석동은 감독은 이탈리아 국가대표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December 2012 PEOPLE 19
“가만히 보니까 한국 선수들과 너무 다른 거예요. 한국 선수들은 활을 만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꾸거든요. 그런데 이탈리아 선수들은 활을 쏘는 게 재미있어서 쏘는 거예요. 그러니까 활을 쏘는 현재의 즐거움은 있는데 미래에 대한 목표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 여기 선수들에게 가장 부족한 건 목표구나’라는 걸 금방 알았지요.”
그는 이탈리아 선수들에게 가장 절실한 건 목표라는 걸 깨닫고 그들에게 목표를 심어줄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영향으로 양궁에 대한 목표 의식이 분명해진 그의 선수들은 곧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다. 석동은 감독의 역량을 알아본 이탈리아 양궁협회에서는 그에게 2004년 그리스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팀도 맡아서 지도해줄 것을 부탁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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