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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만든 외피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좀 퍽퍽하 고 달달하다. 월병 속도 퍽퍽하기는 마찬가지 이다. 개인적으로 전통 월병을 먹고 맛있다는 반응을 보인 한국인을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현대인의 입맛 에 따라 월병도 가지각색으로 변화하고 있 다. 전통적인 속재료 대신 커피, 두리안, 초 콜릿, 크림치즈, 아이스크림 등 각종 재료를 활용한 퓨전 월병이 쏟아지고 있다. 외피도 갈색에서 탈피해 하얀색, 까만색, 보라색 등 각양각색으로 바뀌고 있다. 열대과일과 아이 스크림을 넣은 퓨전 월병은 전통 월병을 싫 어하는 필자 입맛에도 꼭 맞았다. 이번 중추 절엔 과연 무슨 맛의 월병을 먹게 될까 이젠 기대가 될 정도이다. 따라서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줄 선물이라 면 다양한 퓨전 월병 중에 고르는 것이 좋 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나 전통을 중시하 는 분께 드릴 예정이라면 오리지널 월병을 사면 된다. 월병을 파는 곳은 어디든지 쉽게 찾을 수 있다. 한달 전 미리 예약하면 더 싸 게 살 수 있으니 미리미리 서두르는 것도 생 활의 지혜다. 자, 월병을 샀다면 이제 중추 절 준비는 다 끝난 셈이다. 이제 중추절이 오 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중추절 당일 홍콩의 풍경 한국과 달리 홍콩에서 중추절은 공휴일이 아 니다. 중추절 이튿날 하루만 공휴일인데, 이 는 중추절이 중요하지 않는 명절이라서가 아


니다. 중추절을 지내는 풍습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추석을 쇠러 고향에 가야 하고 송편에다가 각종 전에 나물에 고기찜 등 각종 차례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건 추석 전날이 공휴일이어야만 가능한 얘기다. 반면 홍콩은 사실상 도시국가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대다수 홍콩인에게 고향은 아주 가깝 다. 중국 본토는 한국처럼 설이나 추석에 귀 향으로 몸살을 앓는다고 하지만 홍콩에서는 머나먼 나라 얘기다. 또, 한국에서는 추석이 라면 꼭 준비해야 할 음식이 한 상 가득이지 만 홍콩에서는 월병 외에 별로 특별한 음식이 없다. 굳이 꼽으라면 월병 외에 감, 포멜로 등 제철 과일을 들 수 있을 뿐이다. 그나마 요즘 에는 다양한 과일을 언제 어디서나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제철 과일 개념도 희박해져 버렸 다. 월병과 과일을 구입하는 것 외에 따로 특 별히 준비해야 할 음식이 없다 보니 중추절 준 비로 미리 바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중추절 전날이 공휴일일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홍콩인에게 중추절은 다 함께 저녁식사를 마 친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평소보다 풍요 로운 저녁 밥상을 물리고 나면 가족들은 아 이들을 앞세워 집을 나선다. 등불놀이를 하


다. 근처 코즈웨이 뒷골목에서는 '타이항 파 이어 드래곤 댄스'라는 67m에 이르는 거대한 용의 춤도 볼 수 있다. 집을 나선 사람들의 손과 목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야광 봉으로 만 든 링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아이들은 저마 다 꽃, 물고기, 헬로우 키티 등 다양한 모양 의 등불을 들고 있다. 예전에는 실제 등불을 사용했지만 화재위험 등으로 요즘에는 모든 사람이 모형등불과 야광봉을 사용한다. 공원 이며 거리의 나무들은 이미 야광 링으로 전체 를 도배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야광링을 던져 나뭇가지에 끼우는 놀이에 신이 나 있 다. 일부 젊은이들은 옆 공터에 빨간 촛불을 켜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놀고 있다. 정부 가 촛불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촛불 켜는 습관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기 위해서다. 중추절은 가족들과 밤늦도록 노 는 날이라는 것이 홍콩인들의 일반적인 생각 이다. 이것이 중추절 당일이 아닌 그 이튿날을 공휴일로 정한 이유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다 보니 아파 트 단지 안 공터마다 사람들로 북적북적하 다. 홍콩 곳곳의 공원도 사람과 등불들로 인 산인해다. 특히 빅토리아 공원에는 대형 등불 조형물이 설치돼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은


밤이 늦도록 등불놀이는 계속된다. 입에는 월병이, 손에는 등불이, 그리고 하늘에는 둥 그런 중추절의 달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3개의 달이 뜨는 홍콩의 중추절은 그 렇게 깊어만 간다.


글 Mom&I Global Reporter, Jungsuk Kwon September 2012 LIVING & CULTURE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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