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엄마가 디자인한 자기들 또래의 옷에 대해 날카로운 평을 해주며 집에서 일하는 엄마를 돕는다. 무엇보다도 큰 장점은 밤낮이 다른 중국 공장에서 옷을 제작하는데, 밤에 아이들을 재워놓고 새벽 2~3시까지 중국이 일하는 시간에 맞춰 일을 할 수 있으므로 반일씩 연락이 지체되는 상황을 미리 차단해 전체 제작기간이 늘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작지만 내실 있는 이모가 본사인 것이다.
이모가의 탄생 그리고 실패와 배움 이모가 대표 디자이너로 이젠 아동복 전문 디자이너가 됐지만 사실상 정회정씨는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성인 여성의류 디자이너였다. 파슨스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리미티드(Limited) 디자인실을 거쳐 캐시미어 전문 하우스에서 스웨터 디자이너로 근무할 때까지 정회정씨는 총 15년을 성인 여성의류 디자이너로만 일했다. 그런 그녀가 아동복 디자이너로 돌아서게 된 것은 사랑하는 딸들에게 이불을 만들어줬던 사소한 일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아동용 이불을 구입하려던 정회정씨는 아동 침구류가 보기에 예쁜 반면 너무 뻣뻣하고 실용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본인이 쓰던 이집트 면으로 된 큰 이불을 잘라서 아이들 이불을 만들었는데, 이집트 면은 약간 반짝거리면서 실크처럼 부들부들해서 촉감이 아주 좋다고. 그렇게 천을 잘라서 속에 적당한 두께로 솜을 넣고 아이들용 이불을 만들어서 집에서뿐 아니라 유모차를 탈 때도 덮고 다니게 했는데, 너무 실용적이고 아이들도 좋아해서 남는 천으로는 친구들 아이들에게도 만들어주게 되었다. 당시 아이들은 엄마 친구인 정회정씨를 이모라고 불렀는데, 그래서 ‘이모가 만들어준 거 잊지마’라는 의미로 이불 모퉁이에 ‘이모가’를 알파벳으로 ‘IMOGA’라고 인쇄해서 줬고, 이는 결국 지금의 브랜드명 IMOGA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아이에게 좋은 걸 해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은 다 똑같은 걸까? 정회정씨가
만든 이불을 본 다른 엄마들이 모두 IMOGA라는 브랜드가 어디 있냐고 문의하였고, 이런 주위의 열렬한 수요를 느낀 정회정씨는 지금까지 했던 성인 여성의류 디자인을 접고 아동 침구류 사업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아동 침구류는 브랜드 자체를 모르면 소비자들이 믿고 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따라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의류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시 고민을 시작한 정회정씨는 미국의 아동복이 크게 아웃도어용과 잠옷으로 나뉜다는 점을 발견했고, 아웃도어용은 집에서 입기 불편한 반면 집에서 편하게 입다가 밖에 나가도 창피하지 않은 옷은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에 착안한 정회정씨는 외출복으로도 예쁘지만 집에서도 편안하고, 유행에 너무 민감하지 않아 동생이 물려 입어도 촌스럽지 않은 그런 실용적인 아동복 디자인을 목표로 이모가라는 이름의 아동복 사업을 2005년에 시작하였다. 그렇게 겁 없이 뛰어든 아동복 사업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첫 컬렉션 쇼를 맨하튼의 자비스센터에서 했는데, 많은 돈을 들인 첫 쇼에서 3일간 고작 두 명의 바이어만이 관심을 보인 것이다. “제가 회사에 근무하면서 디자인한 옷들이 사실상 회사이름 때문에 팔린 거지, 제 디자인이 뛰어나서 팔린 게 아니었는데,
지난 15년 동안 그렇게 착각하고 살았던 거예요. 그러니까 아동복도 제가 디자인하면 팔린다고 생각했던 거죠. 자신감만 있었지, 제가 겸손하지 못하다는 건 몰랐어요. 정말 그땐 쇼 중간에 화장실에 가서 너무 울고 싶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했지, 시장이 원하는 디자인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시즌마다 꾸준히 실수했던걸 보완해가며 이렇게 8년을 왔어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녀의 실험성이 시장과는 당장 연결되지 않았지만 많은 잡지에서 새로운 디자이너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특히 패션지로 유명한 “보그”의 아동복 버전인 “보그 밤비니”는 이모가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모가의 소식을 빼지 않고 실을 정도로 열성 팬이다. 이제는 유명인사들만 참석한다는 보그 패션쇼에 매 시즌마다 초청을 받을 만큼 이모가의 위상도 높아졌다.
또 다른 도약, 디즈니사와의 협업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던 이모가의 또 다른 도약은 아마도 디즈니사와의 협업일 듯싶다. 작년 3월 디즈니 측에서 이모가와의 미팅을 위해 부사장을 직접 LA에서 파견했고, 공장이 필요해서 만나는 걸 거라고 생각한 정회정씨는 뜻밖의 제안을 듣게 된다. 내용인 즉, 디즈니와 어울리는 아동복 브랜드를 찾아 1년간 시장조사를 했으며 최종적으로 이모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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