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의 클래식 읽기
맘앤아이에서 소개하는 ‘김동민의 클래식 읽기’는 클래식 음 악을 어렵게만 느끼셨던 독자들을 위해 보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마련된 코너입니다. 작곡가와 음악에 대한 소개는 물론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꾸며집니다.
세계로 통하는 음악
이번 호는 미국과 유럽의 이런저런 동 향을 소개해드리는 것으로 글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뉴욕으로 대변되는 미
국과, 독일˙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하 는 유럽을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두 개 의 큰 축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 른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미국, 특히 뉴욕에서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일들 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수많은 오페라 극장 가운데 예산 걱정 없는 유 일한 곳이라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 페라하우스에서는 일생에 한 번 볼까말 까한 최고 수준의 공연이 쉼 없이 돌아 갑니다. 음악가들의 꿈의 무대라는 카 네기홀이나 링컨센터 같은 곳도 다양 한 공연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차있습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 는 음악가나 단체들도 그렇지만 외부에 서 뉴욕을 찾는 단체나 연주자들도 정 말 많습니다. 다른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뉴욕은 음악가들을 불러들 이는 매력을 가진 블랙홀과도 같은 도 시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음악가들이 뉴욕에서 활동하고 싶어합니다. 최소 1 년에 두세 번 정도는 한국 단체가 뉴욕 에서 콘서트를 갖는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동지역의 유일 한 오케스트라인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유엔본부에서 음악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뉴욕은 참으로 특별한 곳입니다. 세계의 수도라는 매력 때문에 음악의 중심이 된 뉴욕이 있다면, 유럽의 중 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경우는 서양음악이 태어나고 성숙한 본고장이 라는 전통성을 가진 곳입니다. 바하,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바그너, 말러에 이르는 독일 작곡가 계보만 보더라도 이들이 서양고전음악의 뼈대 를 구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들이 남긴 작품들뿐만 아니 라, 다른 작곡가들에게 끼친 영향력만 따져 보더라도 작지만 큰 나라 독일 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젊은 음악도들 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를 유학지로 선택하는 것도 자본의 힘에 휩쓸리지 않고 전통을 지켜내려는 많은 훌륭한 교수들이 유럽을 지키고 있고, 음악 과 예술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성숙하기 때문 일 것입니다. 변방이라고 말하기에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경 우도 차이코프스키나 라흐마니노프로 대표되는 몇몇 독보적 작곡가군이 남긴 주옥과도 같은 작품으로 서양음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
42 EDUCATION September 2012
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공산주 의라는 폐쇄된 체제에서 자라나고 무르 익은 독특한 사조로 인해 러시아인들이 표현하는 러시아 작품에는 특별함이 존 재하는 것 같습니다. 수년 전 필자는 살아있는 거장으로 알 려진 지휘자 A로부터 일주일 가량 집중 지도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집 중적으로 공부했었던 곡들은 주로 독 일과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들의 중 요한 작품들이었는데, 그런 곡들을 A 에게 직접 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저 에게는 매우 신나고 명예로운 일이었습 니다. 당시 함께 했던 오케스트라의 절 반 정도는 한국인을 포함해 동양계 젊 은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업 중간에 A는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구성을 가리키며 비극적인 일 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양음악이 유럽에 서 시작되었고 지금 연주하고 있는 곡 들도 유럽 작곡가들의 작품인데 요즘 오케스트라를 보면 동양계 음악가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이 부적절하 다는 맥락이었습니다. 그의 비극론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바그너와 브람스가 독일 사람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A의 이 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제 마음은 약간 불편했습니다. 요즘은 전 세계의 수많은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극장에 동양계 음악가가 진출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큽니다. 그리고 세계 음악계를 견인하는 중요 인물들 중에도 동양인의 수가 적지 않습니다. 그 렇기에 A의 이야기대로 독일 사람들만이 바그너와 브람스를 잘 부르고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현상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바그너의 오페라는 누가 노래하는가에 관계 없이 늘 독일 작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은데 말이지요. 오히려 독일 오케스 트라에 동양계 단원이 많아질수록 바그너와 브람스가 더 기뻐하지 않을까요?
글 김동민
New York Classical Players의 음악감독 김동민 씨는 Karajan Conducting Fellowship(AAF/카라 얀 센터/빈 필하모닉)과 Schmidt Conducting Fellowship(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수상자이다. 현재 뉴 저지에 거주하며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관현악지휘와 비올라 복수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http://newyorkclassicalplayer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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