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하지만 제가 수십 년간 목소리를 높여가며 외쳤던 패션의 정의가 드디어 한국인들의 가 슴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벅 찼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삼는 한국인 그녀는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교육 행정학을 전공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패션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산학교육의 중심지인 FIT에 교수로 재직하 게 된 것이 큰 계기가 되었어요. 그 당시 한 국에서 가장 발전이 필요했던 산업이 패션 과 관계된 분야였고, 그 중에서도 텍스타일 (섬유) 분야는 한국 경제발전의 주된 통로가 되어주는 분야였기에 이를 통해 한국을 돕 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에 대 한 자부심을 가지고 그 고유한 가치를 늘 존 중하며 자라온 저에게 있어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는 미국인들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안타 까움이 있었지요.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지 한 국을 알리기 위해 제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덧 자연스럽게 패션업계에 서 한국을 알리는 사람이 되어 있더군요.” 교직 활동을 통해 수많은 학생을 지도하고 가까이 하게 된 그녀는 한국 학생들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 또한 아끼지 않았다. 그녀가 봤을 때 한국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은 지나친 ‘일등의식’과 ‘매너’에 대한 부분이었 다. 그녀는 한국 학생들이 오로지 ‘A’를 받 는 것과 ‘일등’에만 전념할 뿐 수업 시간 및 일상생활 가운데 다른 외국 학생들과 나누고 토론하는 부분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약 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입식 교육 (scripting learning)입니다. 이런 교육은 진짜 교육이 아닙니다. 무조건 많은 양으로 배를 채우는 교육이 아닌 배움 자체를 사랑하 는 마음과 critical thinker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주는 것이 진짜 교육의 방향성이지요. 이와 같은 바른 교육 풍토가 갖추어지고, 그것에 한국인 고유의 장점인 신
26 PEOPLE June 2012
의와 정이 바탕이 된 화랑정신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만약 이러한 긍정적인 조화 가 넘쳐난다면 세계의 변화와 흐름에 민감하 게 반응하며 전세계를 움직이는 멋진 한국인 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합 니다.” 나아가 모든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 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격려가 평범한 아이들을 비범하게 자랄 수 있게 만들어주는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문을 열며 2011년 12월 7일에 있었던 김영자 교수의 퇴 직 파티는 FIT 총장 축사로 시작해 여러 교 수와 업계 관계자들 등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날의 주제는 ‘리더쉽, 존경, 찬미와 사랑(Lead- ership, Respect, Admiration & Love)’ 이었는데 그녀의 지난 40여 년간의 수고에 대 한 진심 어린 박수와 격려가 있었던, 눈물과 웃음으로 가득 찬 뜻 깊은 시간이었다. 뉴욕 최고의 패션학교 FIT에서 40여 년간을 교수 로, 또한 학무처장으로 몸담아왔던 김 교수 는 오랜 시간 동안 흔들리지 않는 인성과 리 더십을 통해 주위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최고의 리더였다. 어떤 일을 하 면서도 결코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순수한 열정으로 과정을 즐기며 특유의 긍정적인 마 인드로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결정을 내린 일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 고 끝까지 책임을 지고 나아갔던 지난 시간들 이 있었기에 매 순간 후회 없는 삶을 살아왔 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강 한 확신과 넉넉함이 있었다. 2년 전, 이제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겠다고 결심한 후 지난 40년간 두 손 가득 움켜지고 바쁘게 뛰어왔던 모든 일들을 내 려놓은 김 교수는 최근 비로서 누리게 된 자 신만을 위한 시간과 43년 동안 옆에서 도우 며 성원해준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나 즐겁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가족들을 위
해,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사랑 하는 조국 한국을 위해 늘 시간에 쫓기며 바 쁘게 살아왔던 그녀였기에 자신만을 위해 사 진, 비디오 편집과 한글 타자를 배우고, 정원 을 손질하는 일을 하는 삶 또한 더할 나위 없 이 기쁘다고 한다. “정원을 가꾸려면 모든 것에 손이 많이 가요. 어떤 일이든 손을 타지 않는 일은 없는 것 같 아요. 그래서인지 정원 일을 통해 저 자신을 가꾸는 법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꽃이 피어 날 때도 가지를 자주 손질해 주고 상한 꽃잎 을 정리해야만 더욱 아름다운 모습이 되는 것 처럼 우리도 자신을 그렇게 아끼고 가꾸며 다 듬어갈 때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요.” 지난 시간 여러 가지 일들을 잘 감당하며 자 신보다 다른 이들을 위해 바쁘게 살아온 그 녀는 이제 그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자기 자신 을 위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정원 사가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손길로 정원을 가 꾸듯 인생의 잔가지들을 하나하나 정리해가 며 더욱 아름다운 꽃이 되어가는 그녀의 모습 에서 잔잔하고 깊은 꽃 향기가 느껴졌다.
글 Mom&I Reporter, Sohyu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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