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을 가지고 미국 회사에 찾아가면 몇 백만 부의 계약이 성사되곤 하는데, 정작 그 제품 의 수출국인 한국 사람이 똑같은 제품을 가 지고 심지어 10% 할인된 가격으로 찾아간다 해도 거래 성사는 커녕 미팅 자체가 이루어지 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였지요. 이전 에는 그만큼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신뢰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실망하고 있기 보다는 애국심이 불타올랐던 그녀는 패션업 계의 총 디렉터로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열정은 그녀가 당시 미주 한인 문화 홍보부 원장의 부탁으로 뉴욕고등학교를 돌 며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치마 저고리를 입 고 한국에 대해 소개했던 일화를 통해서도 충 분히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그녀는 미국인 들의 가슴 속에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이다. “1992년 이건희 회장님이 ‘변화’를 주제로 한 사회 개혁 시도가 있었습니다. 당시 회장 님은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강의에 임했는데, 강의했던 내용 중 ‘마누라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꿔라’는 메시지가 한국 사회에 미쳤던 도전 은 상당했지요. 그 메시지에는 ‘우리 개개인 이 변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가 발전할 수 없 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었어요. 저는 이 큰 뜻을 뒤늦게 접할 수 있었는데 그 때 재미있 는 일이 생겼어요.”
그녀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고 한다. 강연 요청을 받고 한국으로 들어왔 던 김영자 교수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당시 사 회적 이슈가 되었던 이건희 회장과 비슷한 메 시지를 전하게 되었고, 삼성의 패션 분야 임 원들과 뜻을 함께할 수 있었다. 대기업 사장 의 큰 뜻이 한 여인의 생각과 일치됨으로 시 작된 작은 인연은 얼마 후 그녀가 삼성의 자 문위원과 운영위원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갖게 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당시 저는 한국에서 온 패션 관계자들이 제 가 교수로 있던 FIT의 패션 수업들을 참관하 게 하여 미국의 패션 동향을 이해하도록 했습 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뉴욕시, 워싱턴이나 보스톤 등지를 함께 돌아다니며 미국의 문화 와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 요. 그리고 훈련의 마지막 코스는 외국인 커 뮤니티에 사는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었 어요. 그곳에서 함께 이웃들과 교제하고, 교 회에 참석함으로 미국인들의 삶과 태도를 가 까이에서 살펴보며 그들만의 라이프 스타일 을 몸소 배우는 과정을 거치게 했어요.” 그녀만의 이러한 방법들은 당시 ‘패션’이 ‘어 메리칸 라이프 스타일’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고 믿는 그녀의 신념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한마디 말보다 모든 이들이 몸소 그 문화를 체험하며 패션의 눈을 뜰 수 있게 만드는 산 학교육에 열정을 쏟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거쳐 간 사람들은 제일 모직, 제일기획, 그리고 제일합섬의 신입사원 부터 임원진까지 약 300여 명에 달한다고 한 다. 이러한 김 교수의 수고와 사랑, 노력의 땀방울이 드디어 결실을 맺어 2011년 12월, ‘한국패션 100년 어워드’에서 ‘해외한인상’ 을 수여하게 되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원더 걸스, 디자이너 부문 노라노, 전문지 부문 이 명희 보그코리아 편집장, 스포츠 부문 차범 근 등의 유명인들이 함께 수상한 시상식에 그 녀는 해외 대표로 당당히 선택되었던 것이다. 김영자 교수가 받은 상패 뒷면에는 ‘인재 육 성에 공헌하였으며 한국에 선진 교육기법 전 파 및 기업 간 국제 교류 추진으로 패션산업 발전에 기여’라는 짧은 글귀가 적혀있지만 이 말은 지난 40여 년간 그녀의 업적을 잘 정리 해주는 말이 아닐까 한다. “이 상은 저 혼자만의 것의 아니라 지난 세월 동안 한국을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일한 많 은 분들과 함께 받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을 받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 가장 감 동적이고 감사한 것은, 세계 속 한국 패션의 위상과 정의가 많이 바뀌어 있다는 사실입니 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패션의 정의는 단순 히 옷을 만들어 입히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면, 이제 단순히 옷 정도가 아닌 각 개인과 나라의 라이프 스타일을 말해주는 엄연한 문 화적 코드로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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