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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의 꿈만 꾸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난 천주희 작가는 자신의 마음 속 기도나 절대자 를 향한 기도,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 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까지만 해도 이러한 삶이 자신의 예술 세계에 어 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외가쪽 친 척들의 예술적 재능이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쳐 혼자만의 생각과 감정을 그림으로 풀어내는 타고난 재능과 열정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중학교 입학 시절, 남동생과 오른 사이판 유학길은 어린 오누이에게는 객지에서 의 외로움과 더불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시기였다. 이 때 천주희 작 가는 사이판 풍경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고, 낯선 환경 속에서 이국적 풍경이 들려주는 위로와 희망에 의지하며 또 다른 긍정의 힘을 그림으로 담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당시 상황은 마냥 즐겁거나 행복한 시절은 아니었지만 그런 상황과 타협하지 않고 언제나 사이판의 풍경이 제공하는 위로에 희망적 이상을 추구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추구하는 데에서만 안주하지 않고, 하나씩 화폭에 담아 이상을 현실 속에 표현해 내려고 노력했죠. 그 마음 이 만들어낸 그림들은 뜻하지 않게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어린 저에게 그림이 무엇인지, 내가 왜 그림을 그려야만 하는지 스스로에게 각인시켰 던 것 같아요.” 어린 천주희씨는 자신이 경험한 환경적 요소였던 사이판에서의 경험으로 인해 화가의 길이 천직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3년 여의 조기 유학을 끝내 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본격적인 미대 입시준비를 위해 입시 미술학 원을 찾아다녔는데 한 입시학원의 원장 선생님이 그녀의 재능을 감지하 고 3년의 입시 기간 동안 장학금 후원을 해주셨다. 많은 사람들의 지원 과 그림을 향한 불타는 열정, 그리고 지칠줄 모르는 노력으로 홍익대 서 양화과에 진학한 후, 페인팅 수업에만 치중하지 않고 조소과, 예술학과, 판화과, 동양화과, 심리학과, 철학과 그리고 사진과에 이르기까지 다양 한 수업을 듣고 자신의 예술 세계에 도움이 될만한 알맹이들을 머리에 새 겨넣었다. 시간은 오로지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채워질 것이라 생각했던 대학 2학년 시절, 그야말로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녀는 붓을 잡고 싶은 마음도, 또 무엇을 그리고 싶은 마음도, 그 어떤 것도 그릴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무작정 휴학을 한 작가는


배낭보다 더 무거운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하는 심정으로 무작정 인도로 떠났다. “겐지스 강을 걷던 어느날, 상류로 몰려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을 보 게 되었죠. 그들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들의 생이 끝나면 화장용으로 쓰 일 나무를 직접 손질하고 있었죠. 그분들을 보는데 살아있는 육신을 가 졌지만 눈은 이미 이승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 어요. 그리고 깨닫게 되었죠. 내가 그림을 그리지 않고 산다면, 나의 눈 빛은 분명 삶의 의욕도 희망도 없는 저들의 눈빛을 띠고 살지도 모른다 고 말이죠.” 인도에서 받은 영감과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면 이미 자신은 죽은 삶이라 는 깨달음을 얻고 한국으로 돌아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에 기염 을 토하듯 매달렸다. 이 때 실험에서 그녀는 드디어 선을 자신의 그림 속 에 등장시키기 시작했고, 작가의 삶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전능자를 향 한 마음이 선들을 통해 높은 곳을 향해 솟구치는 것으로 대신하게 된다. “저는 저의 그림 안에서 솔직하고 싶었어요. 가리고 싶지만 가릴 수 없는 마음 속 갈망, 축복, 소망, 믿음 그리고 위로 올라 가고자 하는 마음(종 교적일 수도 혹은 세속적일 수도 있는 마음)을 그림 안에서만은 솔직하 게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그림에 대한 열정은 재학 3학년 때 ‘떼아뜨르 추 갤러리’에서 첫 초대 개인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대학생활 내내 자신에 대해 고 민하고, 작가로서 오롯이 작업하며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배움이 필요한지를 깨닫고, 그림 속에 표현해 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판해보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아이덴티티, 일기, 그리고 쉼없는 기도 작품의 주제를 어떻게 잡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식상하고 진부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추상화를 한 번이라도 실제로 본 이들 이라면 분명 그녀의 작업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작업 주제를 머리로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마음에 와 닿는 풍 경, 마음을 울리는 생각, 그리고 간절한 떨림과 바램이 마음을 이끌때까 지, 우리의 삶이 그냥 살아지는 것처럼 그녀의 마음에 담기는 그림이 그 려질 때까지 자연스럽게 기다린다고 한다. 우리가 좋은 풍경을 찾으러 가


July 2012 PEOPLE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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