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이다. 다양한 현지 예술인들과 좀 더 만나고 소통하지 못한 점이 여전히 아쉬워, 이와 유사한 전시를 한국과 영국에서 조만간 다시 기획할 거라는 신은정 씨. 느릿느릿한 말투와 문장과 문장 사이의 길고 깊은 한 박자 템포는 그녀에게서 한국 미술이 가진 여백의 미와 함께 그 여백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마저 느낄 수 있게 했다.
움츠린 개구리가 멀리 뛴다고 하지만 크게 움츠리다 시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니, 그녀는 도약이 필요할 때만큼은 무식해 보이더라도 용감하게 맞서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순간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포먼스 스모크 하우스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신은정 씨는 2012 런던올림픽을 맞아 “발견되지 않은 공간(Place Not Found)_ 한국현대미술”이라는 주제로 15명의 한국작가들을 초청하여 대규모 한국현대미술 전시를 기획했다.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국인 한국과의 교류행사로, 세계에서 예술가들의 스튜디오 밀집도가 가장 높은 동부런던 해크니에서 한국 작가들을 소개한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존재했으나 사라지는, 혹은 이제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또는 한번도 존재한적 없을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기획한 신은정 씨는, 1년 전에도 급변하는 모습의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엮는 기획전시를 한 바 있다. 그것은 신은정 씨가 독립 전시기획자로 운영하고 있는 ‘달하 프로젝트’의 하나인 ‘도시를 담다_광양’이었다. 달하 프로젝트 2011 ‘도시를 담다_광양’은 신은정 큐레이터가 예술기획자로서 손수 고향에 내려가 광양의 모습과 매력을 영국작가와 함께 담은 프로젝트이다.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생각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신은정 씨는 ‘80년대 이후 포스코가 광양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이름없는 소도시에 불과하던 광양이 지금은 수많은 외지인들을 유입하는 공업도시로 바뀌었고, 그 급격한 변화가 마치 현대 한국을 대변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단다. 그래서 신은정 씨는, 과거와 현재의 광양을 한국인인 ‘기획자의 눈’과 외지인인 ‘영국 작가의 눈’으로 광양을 담는 실험적인 전시를
28 PEOPLE October 2012
일년초가 아닌 소나무가 되고픈 그녀 현대미술 분야를 제외하고는 런던에서 한국 예술의 활동범위가 좁다고 고민하는 신은정 씨는 현대미술만이 아닌 한국의 전통예술도 영국의 일반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 또한 작은 공동체 공간이 가진 역사와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덕분에 한국 광양이나 영국의 헥삼과 같은 작은 도시에서 소도시가 가진 매력을 발견하고, 현지 예술인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열심히 마련하고 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갤러리에서는 한국 작가들보다 유럽 작가들과의 만남이 더 많지만, 그녀는 직접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찾아가서 소통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작가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와의 진솔한 대화는 그들이 일하는 공간에서 더 잘 풀리기 때문이다. 공간 속에 작품을 채우고 또 비움으로써 작품과 전시공간을 살리는 일을 하는 그녀에게, 작가들의 스튜디오는 영감의 원천이다. 그들의 시각에서 새로운 현실에 눈을 뜨고, 작품 창조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또 다른 맥락에서 작가와의 관계가 형성된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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