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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는 이제야 인내의 달콤함을 조금 맛본다고 머쓱해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도전을 앞둔 본인에게, 또한 불안한 미래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지금 독하게 자신의 열정을 불사르고 노력해서 후회하지 않는 청춘이 되도록 하자’고 말이다.


런던에서 한국과 한국 미술을 알리다 신은정 씨가 처음 런던을 알게 된 것은 오래 전 가족과의 짧은 여행을 통해서였다. “그때 런던에 반했던 것 같아요. 원래는 미국 LA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런던 소더비 미술학교에서 동양미술을 전공하기로 방향을 바꾸었거든요.” 영국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얘기할 때는 만면에 미소를 가득 띄우더니, 한국 예술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와 런던에서 큐레이터로 일을 하면서 느낀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심리적 위축을 느꼈다는 대목에서는 목소리가 제법 무거워졌다. 낯선 땅에서 한결 같은 소나무처럼, 외롭고 힘들더라도 굽히지 않는 대나무처럼, 그렇게 의지를 현실로 바꿔나가는 노력은 사실상 많은 고충이 따른다. 지금 이 자리에 신은정이라는 사람이 있도록 가장 큰 영향을 준 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자신의 결정을 항상 믿고, 단 한번도 ‘안 된다’며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은 가족들을 꼽을 만큼, 그녀의 이러한 당당한 걸음에는 바로 가족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는 것이다. 이화여대 공대를 졸업하고 당시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이던 안민석 국회의원을 1년간 보좌했었고, 이후 이화여대 대학원에 진학해 한국문화를 전공했던 신은정 씨는 한국문화에 대한 학문과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이해라는 두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문화’와 ‘문화의 힘’에 대한 생각을 키워갈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문화의 역사에 대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녀는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로 유학을 결심했다.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는 세계 최대 미술 경매회사인 소더비 옥션하우스에서 최고 예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곳인데, 그곳에서 그녀는 운명과도 같이 대영박물관 동양관 전시기획을 맡은 앤 페러 교수를 지도교수로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학교 다니는 내내 힘든 과정들을 통과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전시기획자로 일하는 그녀에게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가르쳐준 롤 모델은 바로 앤 페러 교수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예술 전문인력으로 일을 하면서도 예술에 대한 공부는 끝이 없다고 느낀다는 그녀. 특히 한국 예술을 공부할수록 한국 문화가 가진 아름답고 강인하고 신나고 또 감동적인 면이 너무나 가슴 벅차 이 모든 것을 영국에, 런던에, 그리고 세계에 소개하고 싶어 조바심이 난다고 설레여하는 그녀. 프로젝트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한국의 미를 세계에 소개하는 삶이 자신에게는 큰 행복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신은정 씨에게 생의 모토는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어떤 도전이 필요할 때면 “지금 당장 생을 마감한다면”이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되묻는다고 답한다. ‘삶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는 데에는, 그만큼 절실하게 그 일이 혹은 그 도전이 필요한가를 반문하기 위함이다. 스스로 극단적인 갈림길에 서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수십 번, 수백 번 되묻다 보면 ‘그것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꼭 해보고 싶은 것인지 아닌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런 내면의 고통의 과정을 겪고 나면 그녀는 치열하게 그 일에 매달릴 수 있는 힘을 스스로 얻는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해볼만한 일을 찾았으니 힘은 당연히 솟구치고, 바로 그 힘으로 그녀는 지금까지 달려온 것이다. 사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자기 신념과 확신이 바탕이 됐을 때 비로소 힘든 도전도 성공으로 이끌게 된다. 여기에 적절한 타이밍까지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다. 크게


October 2012 PEOPLE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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