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작업을 거쳐 마지막 선곡을 할 때는 늘 옆에서 함께 들어주고 조 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분명 명진 씨의 변신에서 가장 중 심에 선 사람이 바로 남편, 재명 씨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런던에서, DJ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 영국은 브릿팝(Brit Pop, 영국밴드의 음악)의 고장이자 DJ들의 고 향이다. 그래서 런던은 명진 씨가 음악인생을 시작하는 데 가장 적 합한 도시였다. 막상 런던행을 결정했지만, 그때까지도 명진 씨는 음악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을 뿐 음악만 좋아한다고 해서 DJ가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지금처럼 음악을 좋아하 는 모습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어디 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런던에서 DJ가 되려면 일단 런던 클럽에 대해 깊숙이 알아야만 할 것 같았다는 명 진 씨는 주말이면 남편, 재명 씨와 함께 런던에서 유명하다는 클럽 이란 클럽은 다 돌아다녔다. 그곳에서 런던 음악 스타일을 조금씩 배우며 기회가 될 때마다 DJ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명진 씨의 음악 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영국 사회라 하더라도 결국 DJ계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실력뿐만 아 니라 인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우연히 만난 한 DJ의 추천으로 프로듀서와 프로 DJ를 양성하는 것으로 유명한 Point Blank Music School에 입학하게 되었다. 명진 씨는 누구 보다 DJ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다른 사람보다 일찍, 남들 보다 늦게까지 연습을 하며 한국인 특유의 근성을 자랑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영국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까 봐 두려 운 생각으로 가득 찼고, 이러한 두려움은 명진 씨를 연습하느라 학 교에서 가장 늦게 나가는 아이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명진 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힘든 시간을 잘 버텨온 자신이 자랑스럽다. 음악 믹싱을 위해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수많은 어려운 기술을 터득하는 시간, 죽어도 늘 것 같지 않던 기술들이 하나둘 갖춰지며 디제잉 실력을 갖추는 시간 동안, 명진 씨의 머릿속에는 DJ가 되겠다는 그 생각 하나뿐이었다. 늦은 나이 에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그때 그녀 에게 힘이 되어준 말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그녀는 학과 선생님의 이 야기를 들려주었다. “이곳 런던은 여성 DJ가 남성 DJ보다 상대적 으로 그 수가 적고 더군다나 아시아계 여성 DJ는 더더욱 적어서 어 떻게 보면 다른 학생들보다 승산이 있어. 하지만 이 무기는 너에게 실력이 있어야 너의 것이 될 수 있으니 지금처럼 정말 열심히 실력을 기르길 바란다. 실력이 없으면 네가 가진 장점도 아무런 도움이 되 지 않을 거야. 런던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야.” 이러한 학과 선생님의 충고와 DJ가 되겠다는 생각 하나로 어렵게 DJ 학교를 졸업한 명진 씨였지만, 그녀가 DJ로 데뷔하는 과정은 또 다른 산 처럼 느껴졌다. 힘들게 학교를 졸업하고 졸업만 하면 쉽게 DJ가 될 줄 알았는데 어 느 곳도 그녀를 먼저 찾아주는 곳은 없었다. 갑자기 맞닥뜨린 냉혹
한 현실 앞에서 그녀의 꿈은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고 마음은 조 급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는 아무것도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그녀는 무작정 데모 CD를 제작하였고 클럽을 돌며 현직 DJ와 클럽 관계자 눈에 띌 수 있는 곳이라면 기꺼이 데모CD 를 잔뜩 쌓아두었다. 명진 씨는 지금은 부끄러워 듣지도 못할 CD 를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용감히 건네주었다며 당시의 절실함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DJ로 모든 준비가 갖춰진 여자, 서명진 그녀가 처음 데뷔한 클럽은 런던 최고의 하우스 클럽인 ‘Ministry of Sound’였다. DJ라면 다들 서보고 싶어한다는 꿈의 클럽이 바 로 이곳이다. 2010년 8월에 첫 데뷔를 한 명진 씨는 그날의 기분을 담담하게 들려주었다. 우여곡절 많았던 이민생활과 방송인으로 단 련된 강심장 때문이었는지 그녀는 런던 최고의 하우스 클럽이라는 큰 무대에서 떨지 않고 만족스러운 무대를 마쳤다고 했다. 첫 데뷔 무대는 누구에게나 아쉬움이 남을 법한데, 그때의 시간을 만족스 러워하는 그녀는 천상 DJ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의 대담함은 Ministry of Sound 클러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클럽 관계 자는 명진 씨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런던에서 동양인 여자 DJ에 대한 선입견이 왜 없었겠는가. 남편 이재명 씨와 함께 클럽을 찾으 면 클럽 관계자들은 으레 재명 씨가 DJ인 줄 알고 그에게 질문하거
March 2013 PEOPLE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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