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생활의 외로움을 그림으로 달래던 아이 유진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6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아르헨티나 에 이민을 떠났다. 워낙 어린 나이에 이민을 갔기 때문에 한국에 대 해 기억나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3달 정도 동네 미술학원 어린이 반에 다녔던 것만은 그녀의 기억에 남아있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 히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에 이민 온 그 녀는 초등학교부터 다니며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민 초기 에 스페인어를 전혀 몰라서 힘들었고 동양사람이 거의 없는 동네에 살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많이 울기도 했지만, 다행히 언어를 금방 배워서 별문제 없이 아르헨티나 생활에 적응했다. 하지 만 아르헨티나에 이민 갔을 즈음에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학교가 6 개월씩 쉬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유진 씨는 학교가 문을 열지 않는 날이면 혼자 집에 돌아와 그림을 많이 그렸다. 유진 씨는 아르헨티나에서 학교를 많이 쉬는 바람에 미국 아이들과
“언제나 이민 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 어렸을 때 많이 외롭다고 느꼈어요. 아르헨티나에서 특히 그랬죠. 언어도 안되고 부모님은 일하시 느라 바쁘고, 어린 저만 혼자 있게 되는 일이 많았거든요. 미국으로 온 중학교 때도 마찬가 지였고요. 그래도 미술에 재미를 붙여서 다행 이었어요.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돌아다니 면서 생활하다 보니 그때는 한국어, 영어, 스 페인어 중에 어느 것 하나 완벽하게 구사하는 게 없었어요. 일기를 쓰고 싶었지만, 글을 쓸 만큼 완벽한 언어가 없어서 일기장 대부분을 그림으로 채우곤 했죠.“
학습 수준 차이가 많이 나서 맨 처음에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 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도 한 가지 자신 있었던 것은 그림 실력 이었다. 영어도 잘 못하고 학교 수업도 힘들었지만, 그림 하나만큼 은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라과디아 예술 고등학교에도 입학하게 되 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길을 발견하다 라과디아 예술 고등학교를 졸업한 유진 씨는 전공 선택의 폭이 넓은 Syracuse University에 입학했다. 그림에 재능이 있다고 느꼈지 만 그림 외에도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만해도 미술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뚜렷한 확신은 없었다. “계속 뉴욕 시티에만 살다가 업스테이트 시골 마을에 있는 학교에 다니려니 대학교 1학년 때는 정말 우울증에 걸릴 뻔했어요. (웃음) 미술을 전공하는데 주위에 볼 게 없어서 너무 답답했거든요. 그래 서 2학년에 올라가서는 다른 나라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간
절했고, 그래서 97년도에 이탈리아 피렌체로 교환 학생을 떠났어 요. 전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다시 피렌체에 와야 한다는 결심이 있었거든요. 이탈리아는 르네상스 시기를 거친 곳이고, 그 시기에 위대한 걸작들이 많이 나왔잖아요. 르네상스의 뜻 ‘부활’처럼 저도 그곳에서 머릿속에 많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유진 씨는 나중에 은퇴하면 피렌체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할 만큼 피렌체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이탈리아 화가들의 작품만 봐도 활 력이 생기고, 미술이 유진 씨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알려주는 것 만 같기 때문이다. 그녀는 2년 동안 이탈리아 유학 생활 동안 고전 미술사를 공부하고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녀의 소명을 발 견했다. 무엇인지 확신은 서지 않지만, 미술이 그녀를 당기고 있다 는 느낌이 들었고, 미술을 하면서 살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유진 씨는 꼭 이탈리아가 아니더라고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유럽 여행을 강력히 추천했다. 보는 눈이 넓어지고 보는 만큼 아이 디어가 많이 생겨서 작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유진 씨 스스로 체 험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다. 미술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그녀는 그래픽 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1999년, 300명 규모의 웹 디자
April 2013 PEOPLE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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